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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가 좋습니다 - 충사 (Mushishi)



 

원작은 원작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지만, 애니메이션의 연출력이 발군입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템포도. 광각과 클로즈업만을 주로 사용하는 연출도. 절제된 음악의 사용도. 가슴이 아릿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조용히 스며들어, 결국 이야기가 끝나고 엔딩 트랙이 올라갈 때 쯤이면 어쩐지 눈물이 나게 만들어버립니다.

이질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 할머니 무릎에 기대어 듣는 그리운 옛날 이야기를 연상케 하지만, 충사는 생명의 근원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 이상의 감정을 전해 줍니다. ...바로 '뿌리깊은 향수'입니다. 

괴담 속의 요괴나 귀신과는 달리, 충사가 다루는 '벌레'라는 존재는 경외감의 대상입니다. 의지나 마음은 없지만 분명 살아 있습니다. 인간의 잣대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 그러나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존재. 어찌 보면 자연 그 자체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과거 몇천년간 자연과 씨름하며 살아온 인간은 무의식 안에 아직도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살아야 했던 자신에 대한 그리움도 가지고 있지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자극하는 세계관을 가진 것이 충사라는 만화입니다. (현대적인 의상을 입은 주인공과는 달리, 그 외의 인물들은 모두 근대 이전의 과거에 속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설정도 비슷한 이유의 장치가 아닌가 합니다.)

...가 아니고, 재미있으니까 그냥 보도록. 

by 카렌 | 2006/05/27 12:41 |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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